달걀대신 곤충세포 이용 백신 생산 ‘성큼’ 제조기간 단축‧대량생산 가능 등 장점 지난 40년 이상 사용되어 왔던 기존 백신 제조기술의 뒤를 이을 새로운 노하우의 개발과 실용화가 가까운 장래에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뉴욕에 소재한 로체스터대학 의대의 존 J. 트레노 교수팀이 11일 발간된 ‘미국 의사회誌’(JAMA) 최신호에 발표한 ‘배큘로바이러스(baculovirus) 발현 적혈구 응집소 인플루엔자 백신의 안전성 및 면역원성’ 논문을 통해 매우 주목되는 연구결과를 내놓았기 때문.
이 논문은 달걀 대신에 곤충세포를 사용해 제조한 인플루엔자 백신이 기존의 백신에 상응하는 수준의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담고 있다.
시험과정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은 코네티컷州에 소재한 단백질공학 기업 프로틴 사이언시스 코퍼레이션社에 의해 개발이 진행 중인 ‘플루바이오크’(FluBIOk)라는 이름의 제품.
특히 트레노 교수팀이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달걀을 배양체(substrate)로 사용하는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 제조기술의 경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데다 생산량에도 제한이 따르는 등 여러 가지로 문제점을 노정하고 있는 형편임을 상기할 때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곤충세포를 이용한 인플루엔자 백신의 제조방식이 한층 많은 양을 좀 더 신속하게 제조‧공급할 수 있게 해 줄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
가령 달걀을 이용해 백신을 제조하면 통상적으로 6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곤충세포를 이용하면 최대 2개월 정도까지 시간단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장점은 무엇보다 추후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 크게 확산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이라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으로 암탉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경우 수반될 수 있는 달걀 확보의 문제점 역시 해소가 가능하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복제와 확산을 가능케 하는 효소의 일종인 뉴라미니다제(neuraminidase)가 백신에 함유되어 있지 않다는 점 등의 장점이 기대된다는 지적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논문에 따르면 ‘플루바이오크’는 곤충들에게 흔히 감염되는 배큘로바이러스의 유충으로부터 채취한 세포 내부에서 인플루엔자 백신의 핵심 조성물질들을 대량생산하는 방식으로 제조된 것이었다.
시험과정에서 트레노 교수팀은 총 460명의 건강한 성인 피험자들을 무작위 분류한 뒤 ‘플루바이오크’ 75마이크로그램(μg) 및 135μg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했다.
그 결과 ‘플루바이오크’는 양호한 내약성을 보였을 뿐 아니라 부작용은 기존의 인플루엔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팔 부위에 경미한 통증이 수반되는 정도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 개월이 경과한 뒤 플라시보 투여群에서는 7명(4.6%)이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난 반면 ‘플루바이오크’ 투여群 가운데서는 75μg 투여群에서 2명(1.3%)의 감염자가 발생하는데 그쳤다.
이에 비해 ‘플루바이오크’ 135μg 투여群에서는 시험이 진행되었던 지난 2004~2005년 겨울시즌에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던 3종의 인플루엔자들에 감염된 사례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트레노 교수는 “곤충세포를 이용해 제조한 ‘플루바이오크’ 백신의 경우 인플루엔자 감염률을 86%까지 감소시켜 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 백신이 차후 계절성 또는 유행성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대안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트레노 교수의 결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