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용 면역피임제 10년內 실용화"
약물투여 중단하면 생식능력 회복
콘돔, 그리고 정관절제수술!
현재 남성피임에 사용되고 있는 방법의 전부이다. 한가지 더 꼽아볼 수 있다면 정자의 생성을 억제하는 호르몬에 초점을 맞춘 남성용 피임제가 한창 개발 중에 있다는 것 정도를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남성 생식기에서 생성되는 한 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을 촉진하는 새로운 기전의 주사제형 남성용 피임제 개발이 미국에서 시도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大 마이클 오랜드 박사팀은 11일자 '사이언스'誌에 수컷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던 남성용 면역피임제(immunocontraception) 연구의 성공적인 중간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오랜드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남성용 면역피임제의 개발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리게 됐다"며 "실용화가 가능하기까지는 앞으로 10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면역피임제는 또 약물투여를 중단했던 원숭이들의 경우 대부분 생식능력이 원래의 상태로 회복되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오랜드 박사는 덧붙였다.
그의 연구팀은 단백질의 일종인 에핀(eppin)을 투여해 수컷 원숭이들에게 면역성을 부여했다. 에핀은 고환과 정자의 수송로를 이루는 남성 생식기의 일부인 부고환에서 생성되는 단백질.
그 결과 수컷 원숭이들은 여전히 성교를 지속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 암컷들을 수정시키지는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오랜드 박사는 "그 같은 결과가 도출된 구체적인 메커니즘은 아직 규명하지 못했지만, 아마도 정자가 정액 속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자궁과 나팔관을 거쳐 난자에 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 억제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시험은 인도에서 9마리의 수컷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9마리 가운데 7마리에서 고농도의 항체가 형성되었다는 것. 또 7마리 중 5마리는 약물투여를 중단한 후 번식력이 회복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은 원숭이들의 면역성을 유지하기 위해 3주마다 에핀을 주사제로 투여했다.
이에 대해 델라웨어大의 패트리셔 아나스타시아 드리언 박사는 " 통상적으로 인체는 체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들에 대해 항체를 만들어내지 않는데, 오랜드 박사팀은 항체들을 생성시키는 단백질을 운좋게 찾아냈다는 것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특히 드리언 박사는 "약물투여를 중단할 경우 번식력이 회복되었다는 것은 매우 주목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