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액 독과점 폐단 심각 [파이낸셜뉴스 2004-05-10 20:18] 국내 기초수액제 시장이 특정 제약사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등 독?과점 폐단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초 수액제 시장 볼륨은 연간 약 900억원대로 전체 시장의 50% 정도를 중외제약이 점유, 사실상의 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나머지는 CJ(약 30%)와 대한약품(약 17%) 등이 나눠 점유하고 있지만, 서울대 병원 등 비교적 거래 규모가 큰 대형 병원시장은 중외제약과 CJ 등이 독식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해당 병원의 약사심의위원회가 이들 제약사의 제품을 우선 사용하도록 선정해 놓았기 때문으로 하위제약사들은 공급 통로부터 막혀있다.
다만, 현행 약사법은 100병상 이상 병원의 경우 제약회사가 직접 의약품을 납품할 수 없고 반드시 도매상을 경유하도록 돼 있다.
시정이 이렇다보니 중외제약과 CJ는 지난해 자사의 기초수액제를 2002년보다 3% 인하된 가격에 저가낙찰을 받았다는 이유로 납품계약을 맺은 도매상에 제품 공급을 거절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조치를 받기도 했다.
양사가 이처럼 ‘배짱’을 부릴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니다.
의약품 납품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위약금 부과 등 그 책임을 납품약속을 지키지 못한 도매상쪽에만 물리기 때문으로 제약사들은 차후에 병원측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다시 제품을 납품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자본주의 기업의 폐단인 카르텔 등을 통해 얼마든지 ‘횡포’를 부릴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립의료원 등 대대수 국공립 병원들은 평균 10% 정도 인하된 가격에 낙찰가가 결정되고 있지만, 서울대병원만 고가에 낙찰되고 있는 것은 제약사들의 보복성 공급 중단을 우려한 도매상들이 몸사리기로 입찰에 응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런 가운데 올들어 종근당이 기초 수액제 시장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종근당이 선보이는 수액제는 독일의 수액제 전문회사인 B.브라운사가 생산하는 기초, 영양, 특수수액제 등 하이테크(High Tech) 수액제 35종이다.
이들 제품은 환경오염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인 특수용기(에코플락 플러스)를 사용한 것이 특징으로 소각시 다이옥신을 배출하는 유리병이나 폴리염화비닐(PVC)팩을 이용한 기존 제품보다 안전하다고 종근당측은 밝혔다.
입찰 업무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힘있는 제약사들이 입찰목록에 있는 다른 제품을 무기로 은근히 압력을 행사할 경우 도매상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소신있는 응찰을 할 수 없다”며 “종근당의 참여가 진입장벽이 두터운 수액제 시장의 안정화와 거품제거에 도움이 될 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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