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방의 감초 추출물에 항암작용까지.. 글리시리진산, 잠복성 바이러스 암 전이 억제 감초(liquorice)에서 추출된 한 성분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피부암으로 전이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大 의대의 앨빈 E. 프리드먼-키엔 박사팀은 1일 발간된 '임상연구誌' 3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감초에서 추출된 글리시리진산(glycyrrhizic acid)이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카포시 육종으로 전이되지 못하도록 억제했음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카포시 육종은 피부표면 하부의 조직에서 종양이 발생하는 피부암의 일종으로, 면역계의 활성이 떨어진 환자들에게서 빈번히 발견되는 암.
이와 관련, 다수의 바이러스들은 체내에 들어온 이후에도 장기간에 걸쳐 별다른 작용을 나타내지 않은 채 잠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일단 체내로 들어온 바이러스들이 각종 감염성 질환을 유발할 경우 이를 억제하기 위한 치료제들은 활발히 개발되어 왔지만, 잠복성 감염증의 경우는 그렇치 못하다는 현실.
특히 잠복성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분야는 진전이 매우 더딘 분야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 프리드먼-키엔 박사팀은 이번에 글리시리진산이 체내에서 잠복해 카포시 육종이 발생하는 과정에 관여하는 헤르페스 바이러스 세포들을 괴사에 이르게 할 수 있음을 밝혀낸 것이다.
프리드먼-키엔 박사는 ""세포 속에 잠복한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카포시 육종이 발생하도록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유전자들의 활성을 글리시리진산이 억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발암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단백질들이 생성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바이러스와 세포들 사이의 미묘한 균형이 깨지면서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세포들이 괴사했다는 것이다.
프리드먼-키엔 박사는 ""잠복기 상태에 있는 바이러스들이 필요로 하는 유전자들에 타깃을 맞춘 항바이러스 물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잠복성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의 개발로 귀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제프리 코헨 박사팀은 같은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전통의학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던 약물들이 일부 감염성 질환들에 대해 대단히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중의학에서 열병(熱病)에 사용되어 왔던 다북쑥(wormwood plant)의 추출물은 아르테미시닌(artemisinin)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이 성분의 유도체가 약물에 내성을 보이는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약물로 개발되어 나왔다는 것.
따라서 글리시리진산의 유도체를 비롯한 전통약물들이 장차 잠복성 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는 용도로 활발히 사용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는 것이 코헨 박사의 결론이다.
코헨 박사의 언급을 차치하더라도 감초는 위·십이지장 궤양, 인후통, 기관지염, 감기, 관절염, 부신기능부전, 알러지 등에 대체요법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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